

귀인, 당신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며, 다른 학생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흐음-, 내 입으로 이렇게 말하긴 좀 쑥스럽지만... 난 꽤 친절한 편이죠.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할까? 아, 그래도 아무한테나 그런 건 아니에요. 난 박애주의자는 아니니까. 나한테 욕을 하거나 내가 싫어하던 사람들이 불쌍해 보인다고 도와주진 않아요. 그리고 급할때에는 당연히 나를 가장 우선시할 거고요. 어때요, 꽤 인간적이죠?
아, 그리고 자랑은 아니지만 아무리 봐도 내가 과격한 편이기는 해요. 앗... 평소에는 안 그래요. 평소에는- 그냥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봤는데도 그게 통하지 않았을 때에 좀 과격해지기도 한다는 말이었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속에 과격함 한 조각쯤은 품고 살잖아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라고밖에 못하겠는데-...
참고로 난 장난도 많이 치는 편이에요. 장난이라는 게 평화로울 때만 친다고 재미있는 게 아니거든요. 심각한 상황에도 사소한 장난으로 마음을 좀 풀어줄 수도 있는 거잖아? 아, 그렇다고 남 마음 상하게까지 장난을 치진 않아요. 웃자고 하는 장난에 얼굴 찌푸리는 건 보기 싫어요.
1학년 때 담당 선생님 - 엄청난 사고뭉치… 내 인생에 이런 사고뭉치는 또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 정도예요. 어떻게 그렇게 사건사고를 몰고 다닐 수 있는지 궁금해요. 그나마 악질적인 건 없어서 다행이지만… 수업도 잘 듣고, 친구들이랑도 잘 지내는 걸 보면 나쁜 애는 아닌데 말이에요.
[ 요리 ] 동아리 활동은 어떠셨는지요.
즐거우셨나요. 의미 깊었나요.
무기력하셨나요, 흥미가 생기지 않으셨나요.
혼자서도 맛있는 거 해먹어보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꽤 즐거웠지 뭐예요?
이래서 한국인은 밥이 중요하다고 하나봐-, 요리 동아리 덕분에 친해진 친구들도 많았거든요.
아, 괜찮으시면 다음에 제가 뭐라도 한 번 만들어드릴까요? 어… 제 요리 실력이 어떻냐고요?
그런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중요한 건 마음이지. 그렇죠?
귀인, 당신을 더 알고 싶어요.
혹시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있나요?
어디, 무엇을 더 얘기해줄까요. 일단 [가족]부터?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 할머니랑 엄마, 아빠... 그리고 재수없는 내 쌍둥이 남동생 슬이가 있어요. 아, 슬이는 다른 학교에 있어요. 걔랑 내 이름은 우리 할아버지가 지어줬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영감ㅌ... 흠, 흠! 할아버지가 사업을 꽤나 잘하셨어서 부족한 거 없이 잘 자랐는데... 아니, 그거 아세요? 우리 할아버지 사고를 좀 쳤다고 시골에 유배를 보낸 적도 있다니까? 뭐... 그 곳은 바다도 잘 보이고 마을도 좋아서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 이 꼴이 되니 또 보고 싶네. 칫...
[학교생활]은 그냥 그렇게 지냈어요.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 아주 양아치같이 지내지도 않고... 성적도 어중간하게 잘 내고... 진-짜, 아주 가끔 담을 넘은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우리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어떻게 알았는지 등짝을 엄청 때려서 좀 참고 있다네요-.
[장래희망]... 솔직히 말할게요. 아무것도 없어요. 정확히 말하면 이것도 저것도 해보고 싶은데 그걸 한 평생 할 자신은 없어요. 직업 말고 다른걸 꼽아보자면... 로또 맞은 젊은 백수? 돈이 있으면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갈 수 있는 곳도 많잖아요. 지금 세상 꼴이 이 모양이니 장래희망 같은 건 속좋은 소리일까요?
하하, 얘기하다보니 재미있네요! 하는 김에 더 할래. 이번엔 뭘 얘기해볼까요? 음.... 그래, [특기]랑 [취미]에 대해 얘기할게요. 일단 제가 잘하는 건 유도와 종이비행기 접기예요. 유도는 이래뵈도 2단이나 된답니다? 대단하죠? 그만큼 제 근력과 악력도 굉장하답니다. 후후.... 종이비행기는 정말 뜬금없는 말이죠? 하지만 정말 기깔나게 접는걸! 날리는 것도 선수랍니다. 재채기를 하는 사람의 콧구멍에 쏙 들어가게 할 수도 있을걸? 그리고 취미는… 시원하게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노래방에서든 탁 트친 곳에서든. 그러면 쌓인 게 좀 내려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해요! 요즘은 그… 그 뭐더라? 인어공주에 나오던 그 노래 있잖아요. 그걸 자주 불러요. 가사를 몰라서 대충 부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