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인, 당신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며, 다른 학생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날 어떻게 표현하냐고..? 흐음...... 도전 의욕이 강하고, 남들만큼의 책임감은 있고, 꽤 솔직한 편인.. 그런 평범한 사람?
이걸 조금 길게 풀어보자면.. 첫번째로 도전 의욕이 강한건 말 그대로야.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해 곧잘 도전해보곤 하거든.
이 세상엔 아직 내가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잖아. 그런걸 보면 꼭 해보고 싶더라고.
아마 나는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환상이라도 있는 모양이야.
하지만 어떻게 해도 안되는걸 계속 도전할 필요는 없지. 잘 안되거나, 나한테 맞는 것 같지 않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그만 두었어.
내 몸 하나 챙기지도 못하면서 하는 도전이 무슨 의미가 있어? 그리고 주변 사람들 걱정이나 끼치게 할 도전이면 안하는게 나아.
그리고 두번째로는 꽤 솔직한 것.
이유는 괜히 거짓말을 해서 나중에 들통나 미움 받는 상황이 오는게 싫어서 그래.
뭐.. 근데 딱히 그런 이유가 아니여도 옛날부터 솔직하긴 했어. 굳이 이유를 붙이자면 저렇다, 라는 거지.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아무리 솔직하다고 해도 당장 해야될 말, 아닌 말, 정도는 구분하고 말해.
막 생각없이 말부터 내뱉고 보는 사람 아니거든?
물론.. 예전엔 그런 쪽으로의 눈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상대방한테 실례되는 말을 내뱉고는 했었는데..
...크흠, 이제는 전혀 안그러니까 다행인거지.
지금도 그랬으면 나를 싫어하는 사람만 있지 않았을까?
세번째로는 책임감.. 음... 정말 내 기준에 보통 수준의 책임감이야.
맡은 거에 대해서는 내 능력이 되는 곳 까진 열심히 하지만, 만약 내 능력 밖의 일이라면.. 아무리 친구나 가족의 부탁이라도 완강하게 거절하지.
단순하게 내가 책임질 수 있을거 같은 것만 받고, 들어준다는 거야. 약속하는 것도 그렇고.
덕분에 조금 매정하다는 소릴 들어본 적도 없지는 않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뭐.
이건 내 신뢰에 영향이 가는 문제라고. 못하는걸 맡았다가 나중에 가서 포기하는 것 보단 훨씬 신뢰가 덜 떨어지잖아.
...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나도 몰랐었던 건데.. 그렇게 안생겨서는 말이 많았다, 조금 많이 들러 붙는다, 라는 말을 처음 학교 다닌지 반개월도 안지나서 친구한테 들었어.
흠.. 이정도면 딱 보통 수준 아니야? 물론 내가 조-금 남들에게 관심이 많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조금이라고.
내 기억으론 너무 귀찮아질 정도로 붙진 않았던거 같은데.. 그리고 서로 친해지기 위해서는 대화를 많이 나누는게 제일 좋은 방법 아니야?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있던가?.. 흐흠... ..잘 모르겠네. 아무튼 이건 여기까지만 할께.
[ 보건 ] 동아리 활동은 어떠셨는지요.
즐거우셨나요. 의미 깊었나요.
무기력하셨나요, 흥미가 생기지 않으셨나요.
들어가게 된 계기는.. 이 동아리에서 배우는 것들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라고 판단이 들어서야.
갑자기 내 주변에서 그런 위급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거잖아?
대부분 이런걸 소홀히 하곤 하니까.. 그럴때 배움을 받은 내가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겠지.
나는 가능하다면 모두한테 도움이 되는 쪽이 되고 싶거든.
..아무튼 그동안 활동하면서의 소감은 배운 것들은 정말 하나같이 다 의미가 있는 것들이였어.
그런데 내가 다른 부원들에 비해 습득력이 조금 빨랐는지.. 응급처치 시범을 보일때 가끔 불려나간 적이 있네.
내가 시범을 보일 정도로 모범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귀인, 당신을 더 알고 싶어요.
혹시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있나요?
정확하게 뭘 더 알고 싶은지 말해준다면 좋을텐데... 어쩔 수 없나?
알았어. 전부 다는 무리지만 그래도 몇가지 정도는 얘기해줄께.
일단 우리 가족들부터 이야기 해볼까.
CEO이신 어머니하고 호텔 셰프로 일하시는 아버지, 그리고 내 위로 두명의 형들까지.
총 5명으로 구성된 가족이야. 그 중에서 나는 막내고.
근데 왜인진 모르겠는데.. 내가 막내라고 하면 좀 의외였다는 소릴 들어. 그렇게 까지 의외인가..?
크흠.. 어쨌든 가족들하고 사이는 좋은 편이야. 조금? 나를 과보호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긴 했지만 그게 싫은건 아니야.
다음으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 말해줄까?
나 부드러운거 진짜 좋아해.
지금 기숙사에서 쓰는 이불도 내가 집에서 쓰던거 가져온거야.
다른 사람들 눈에 어린 아이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거 없으면 진짜 편하게 잘 수가 없어서.
그리고 두번째로는 새도 좋아해.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어서 넓은 세상을 원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거든.
음... 아마 좋다는 것 보단 동경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겠다.
지금 내 꿈이 비행기 기장이거든. 내가 새가 될 수는 없으니까 비슷한거라도 되어보고 싶은거지.
그리고 싫어하는건.. 내가 어지간해선 싫어하는게 없는데 이것만큼은 별로더라고.
브로콜리.
내가 이것에 대해 알러지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냥 좀.. 그래. 이유는 더 묻지 말아줘.
근데 먹는 것만 한정으로 그런거라서 관련 요리는 무난하게 할 수 있어. 물론 요리는 해도 내가 먹지는 않지만. 그런 요리는 주로 해주는 쪽이지.
또.. 취미는 내가 자주 바뀌는 편이라 여기에 남겨도 의미 없을테니 그건 넘어가고, 그럼... ..아, 특기.
나도 가족한테 들은건데 내가 뭔가 만드는걸 잘한데. 어릴때도 종종 그걸로 칭찬을 받고는 했어서.. 나도 그런가, 했지.
근데 그 중에서도 요리를 제일 잘했다는데.. 나는 솔직히 요리에 대해서는 한참 멀었다고 생각해.
셰프이신 아버지 요리를 먹어본 뒤에 내 걸 먹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란 생각이 자주 들게 되거든.
다른건 몰라도 요리로 칭찬을 들으면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 내가 과연 그런 말을 들어도 되나, 싶네..
성적은 내가 봐도 나쁘지 않다는 수준이야.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서 많이 노력하고 있거든.
그리고 학교 생활은 꽤 만족하고 있는 편. 교우관계도 나쁘지 않은거 같고. ..음, 나만 그렇게 생각할려나?
마지막으로 다들 슬슬 다가오는 더위 때문에 고생하는거 같은데.. 나는 딱히 그러지 않아.
내가 몸이 약간 찬 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더위를 잘 타진 않거든.
본격적인 더위가 와도 그냥 조금 덥네, 하고 마는 수준이야.
...
...아! 그러고보니 갑자기 생각났는데.. 내가 도전 의욕이 강하다는건 앞에서도 이야기 했었지?
덕분에 여러가지를 접해봐서 지금 왠만한 스포츠는 잘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기 정도는 알고 있어.
유일하게 잘한다는 소릴 들은게.. 양궁이였나?
근데 이걸 어떻게 알았는지 어머니께서 갑자기 개인 활을 사주셔서.. 그땐 진심으로 난감해 했어. 내가 그걸 진로를 나갈 생각은 전혀 없는데 말이야.
하.. 그래도 이미 받아버린걸 어떡해. 집에 계속 방치만 하기엔 어머니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고 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가져왔지 뭐.
가져와도 쓸 일은 없지만.. 내 눈 닿는 곳에 있는게 심적으로 편해서 기숙사에 장식품 정도로 놓고 있네.
그리고 도전해봤던 것 중에 나랑 진-짜 안맞았던게 바로 음악인데.. 분명 이론으론 잘 이해 했는데 왜인지 그걸 실전으로 옮기니까? 정답은 완전 꽝이였어.
덕분에 이건 진작에 그만뒀지. 도전 하는 의미가 없거든. 아마.. 아무리 잘 가르치는 사람이 와도 해결 못할걸.
그래서 음악이 싫은거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거야.
음악 감상이나 음악회 관람같은건 가끔 여유가 생길때 보러가기도 했거든.
못하는 것과 싫은 건 별개지.
이제 진짜로 끝, 끝.
오.. 지금 보니까 이정도면 꽤 많이 알려준거 같은데.. 그럼, 이젠 충분하겠지?

[ 음악메이트 ]
누리하고는 1학년 초반부터 알고 지낸 정말 착한 친구야.
그때 당시 내가 친구 사귀는 것에 꽤 열내고 있어서 여기저기 애들한테 뭘 같이 하자면서 돌아다니고 다녔거든.
그러다 만난게 바로 누리야. 친해지고 싶어서 대뜸 음악회를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걸 바로 허락해줄 줄은 몰랐어. 아직은 어색할 사이니 충분히 거절할 법도 했는데 말이야.
..쨌든 그게 좋은 쪽으로 발전되서 그 뒤로도 종종 시간이 날때 같이 음악회를 보러가고 끝난 뒤에는 서로 감상평을 공유하고는 했지. 세상 사람들 전부가 나랑 생각이 같을 수는 없으니까. 정말 재밌었어.
아! 그리고 가끔 누리가 노래 연습하는걸 들어주기도 했는데.. 진짜 잘 부르더라. 왜 인기가 있는지 단번에 납득이 갔어. 그렇게 좋은 노래를 부르는데 인기가 없을리가 없지.
덕분에 밴드 동아리의 공연은 꼭 빼먹지 않고 보러가.
흠.. 그러고보니 우리들 몇개월만 안있으면 졸업이긴 한데.. 졸업을 하고 나서도 지금처럼 계속 좋은 음악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누리도 나랑 같은 생각 이었으면 좋겠다.

[ 마음이 잘맞는 수다메이트 ]
우연찮게 내가 보건실에 있을때 우비를 만났어.
열이 나는 것 같아서 약 좀 챙겨주면서 조금 대화를 나눠 봤는데 은근 대화가 잘 되더라고.
덕분에 그 뒤로 가끔 서로 마주치면 아는 척하고, 대화도 나눠.
우비도 나처럼 대화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건지 우비랑 대화를 나누게 되면 평소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보다 엄청 길게 나누게 된다?
정말이지 참 좋은 동생이자 잘 맞는 수다 친구지.
이렇게 잘 맞는 사람 찾기도 참 어려운데 말이야. 그래서 그때의 우연한 만남이 이리 좋게 발전되어서 나는 진심으로 기뻐.